올 들어 두 번째 치러진 스페인 총선에서 집권여당이 또다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향후 연립정부 구성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가운데 카탈루냐 분리독립 요구까지 더해지면서 정치적 혼란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스페인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 결과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이끄는 중도좌파 성향의 집권당인 사회노동당은 350석의 하원 의석 중 120석을 얻어 과반(176석) 확보에 실패했다. 지난 4월에 이어 제1당 지위는 유지했지만 의석은 3석 줄었다. 제1야당인 중도우파 성향의 국민당은 87석으로, 4월 66석에서 21석 늘었다.

4월 총선에서 24석을 확보해 처음 원내로 진입한 극우 성향의 복스는 두 배 이상 증가한 52석을 차지했다. 복스는 민족주의와 가톨릭 보수주의를 앞세워 이민정책 반대, 반(反)무슬림, 낙태법 강화 등을 내세우고 있다.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는 카탈루냐의 분리 독립 움직임이 복스 돌풍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복스가 카탈루냐 분리독립에 강경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 카탈루냐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지지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스페인은 연동형 완전 비례대표제로 의회를 구성한다. 주민들이 정당에 투표한 뒤 3% 이상의 득표율을 얻은 정당들이 의석수를 나눠 갖는 방식이다. 이렇다 보니 극우·극좌 및 군소 정당들도 원내 진입이 가능하다.

스페인에서는 2015년 12월 이래 4년간 네 번 실시된 총선에서 과반 득표에 성공한 정당이 한 곳도 나오지 않았다. 이 때문에 연립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시도가 번번이 실패했다.

사회민주당(120석)과 포데모스(35석) 등 좌파 성향 정당을 합쳐도 155석에 불과해 과반(176석)에 미치지 못한다. 엘파이스는 “연립정부 구성도 쉽지 않을 뿐 아니라 구성에 성공하더라도 단명 가능성이 높은 정부가 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바르셀로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