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사진)가 옛 동독과 서독 간 격차 해소에 반세기가 더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9일(현지시간) 메르켈 총리는 베를린 장벽 붕괴 30주년을 맞아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과 한 인터뷰에서 “예전엔 지금쯤이면 옛 동독과 서독 간 격차가 완전히 해소될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아직 몇몇 문제에 격차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으로선 양 지역 간 격차 해소에 반세기 이상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메르켈 총리는 “국가주의와 보호주의 경향이 세계적으로 확대되면서 국가적 차원에서 옛 동·서독 지역 간 격차에 대한 논의가 더 활발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붕괴된 뒤 다음해 독일은 통일이 이뤄졌지만 옛 동독 지역과 서독 지역 간 격차는 여전히 상당하다. 지난 8월 기준 옛 동독 5개 주(신연방주) 및 옛 동베를린 지역의 실업률은 6.0%로 전체 실업률(3.1%)의 두 배에 달한다. 독일 정부가 9월 시행한 설문조사에선 동독 지역 주민의 57%가 “난 독일의 2등 시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이날 베를린 브란덴브루크문 앞에서 열린 장벽 붕괴 30주년 기념행사에서 “미국이 국가 이기주의에 맞서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한 존중받는 동반자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행보를 비판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