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찰이 16세 소녀를 집단 성폭행했다는 피해자 측 주장이 나오면서 홍콩이 들끓고 있다. 홍콩 경찰은 "소녀의 주장이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면서도 사실관계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10일 10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홍콩 현지 언론에 따르면 홍콩 시위대가 즐겨 찾는 온라인 포럼인 'LIHKG' 등에서는 지난 9월 홍콩 췬완 경찰서에서 한 16세 소녀가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소문에 따르면 이 소녀는 지난 9월 27일 췬완 경찰서 옆을 지나가다가 4명의 폭동 진압 경찰에 붙잡혀 체포된 후 경찰서 내로 끌려갔으며, 경찰서 내의 한 방에서 이들 4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이후 지난 8일 야우마테이 지역의 한 병원에서 이 소녀가 낙태 수술을 했다는 것이 소문의 내용이다.

홍콩 의료당국 종사자들이 즐겨 찾는 것으로 알려진 'HA 시크릿'이라는 페이스북 계정에는 "이 낙태 수술이 사실이라는 것이 확인됐으며, 법의학 검사를 위해 태아의 DNA가 추출됐다"는 내용의 글도 올라왔다.


홍콩 경찰은 지난달 22일 이 소녀의 변호사가 이러한 내용의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결과, 이 소녀의 주장은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경찰 관계자는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 결과 이 소녀가 경찰서 옆을 지나거나 경찰서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찍힌 영상이 없다. 이 소녀가 경찰에 체포된 기록도 없다"며 "이 소녀가 묘사하는 경찰서 내부 구조나 방의 배치도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조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이 소녀의 의료기록 확보에도 나섰다고 홍콩 언론은 전했다.

홍콩 인권단체들은 경찰의 자체 조사를 믿을 수 없다며 정부가 독립된 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사건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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