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이행 수준을 감축하는 4단계 조처를 발표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생방송 연설을 통해 "내일부터 4단계 조처로 포르도 농축시설(FFEP)의 원심분리기에 우라늄 기체(육불화우라늄.UF6)를 주입하라고 원자력청에 지시했다"라며 "미국의 핵합의 탈퇴, 유럽의 미준수에 대응해 핵합의 이행 수준을 낮추는 4단계 조처"라고 설명했다.

다만 육불화우라늄 주입 뒤 농축 활동을 재개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핵합의에 따르면 포르도 농축시설에서는 우라늄 농축을 할 수 없다. 핵합의에서 허용한 우라늄 농축시설은 나탄즈로 제한됐다. 포르도 농축시설은 핵합의에 따라 원심분리기 초기 모델인 IR-1 1천44기만 남겨 국제 전문가가 참여한 가운데 핵물리학 연구소로 전환하기로 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포르도의 모든 활동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 아래 이뤄질 것"이라며 "유럽이 핵합의를 제대로 지키면 언제라도 이행 감축 조처를 되돌릴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 핵합의에 서명한 유럽 측(영·프·독)과 핵합의 준수와 관련해 계속 협상하겠다면서 그 결과에 따라 60일 뒤 5단계 조처를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유럽연합(EU)은 이날 즉각 우려를 나타냈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오늘 이란의 JCPOA 이행 수준 추가 감축 조치를 발표한 데 대해 우려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에 핵합의에 부합하지 않은 모든 활동을 되돌릴 것을 촉구하면서 "갈수록 더 JCPOA를 유지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