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게임업체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홍콩 시위를 지지한 게이머를 중징계했다가 뭇매를 맞고 있다. 미국 의회는 중국 동영상 공유 앱 ‘틱톡’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미·중 무역협상을 둘러싼 갈등의 불똥이 기업에까지 튀는 모습이다.

10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홍콩 출신 게이머 청응와이는 지난 5일 대만에서 블리자드 주최로 열린 ‘하스스톤’ 아시아태평양 그랜드마스터 대회 경기를 마친 후 인터뷰에서 홍콩 시위대의 상징 중 하나인 가스 마스크와 고글을 쓰고 “홍콩 해방, 우리시대의 혁명”이라고 외쳤다. 이에 블리자드는 그가 획득한 상금을 몰수하고 앞으로 1년 간 대회 출전 자격을 박탈했다. 또 해당 경기와 인터뷰 영상을 공식 채널에서 삭제했다.

블리자드는 규정에 따라 징계를 했다는 입장이지만 세계 게이머들과 팬들 사이에선 블리자드 불매운동까지 거론하며 비난이 확산되고 있다.

미 공화당 소속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세계 젊은이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동영상 공유 앱 틱톡이 가라오케 앱 ‘뮤지컬리’를 인수한 것을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국가안보 차원에서 심의하도록 요구했다. 틱톡을 소유한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는 2017년 12월 10억달러에 뮤지컬리를 인수한 뒤 틱톡에 흡수시켰다.

루비오 의원은 미 재무부에 보낸 서한을 통해 “미국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틱톡이 중국 공산당의 지침에 맞춰 콘텐츠를 검열하고 있음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중국 게임업체 콘쿤은 CFIUS의 결정을 받아들여 2016년 인수한 동성애 앱 ‘그라인더’를 처분했다. 당시 콘쿤은 베이징에 거점을 둔 엔지니어들에게 미국 사용자의 개인 메시지 등에 관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 논란이 일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