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다루기 위한 유엔의 안전보장이사회 소집에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성 북한 유엔대표부 대사는 7일(현지시간) 유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국, 프랑스, 독일의 유엔 안보리 회의 소집 요구에 “위험한 시도”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사는 “우리는 불순한 움직임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는 사실을 안다”며 “우리 행동을 주시하라”고 협박성 발언을 내놨다. 또 “안보리가 우리의 자위적 조치를 문제 삼는다면 주권을 방어하려는 우리의 욕구를 더 자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주권을 어떻게 방어할지를 묻는 말엔 “또 다른 미사일 발사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고 답했다. 북한이 지난 3일 발사한 SLBM과 관련해선 “자위적 조치”라며 “주변국의 안보에 아무 영향이 없다”고 강변했다.

북한의 SLBM 발사를 논의할 안보리 비공개회의는 8일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위반이다. 안보리는 8월에도 영국, 프랑스, 독일의 요청으로 비공개회의를 열어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에 관해 논의했다. 당시 이들 3개국은 성명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했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남북한 사이에 긴장이 고조돼 군사적 대치로 귀결되는 상황이 일어나길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리스를 방문 중인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리스와 터키 간 긴장을 우려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어떤 나라 간에든 긴장이 고조되고 군사적 대치가 이뤄지는 것을 걱정한다”며 “아무도 그런 일이 일어나길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그런 일이 북한과 남한 사이에도 발생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한반도 문제를 꺼냈다. 지난 5일 미·북 실무협상 결렬 후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재개 가능성을 거론하는 가운데 북핵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날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기자들과 만나 “북한과 대화 모멘텀을 이어갈 방법 등에 대해 미국 측과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