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노골적 간섭 속에서도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7일(현지시간) 매리너 애클스 전 Fed 의장을 다룬 다큐멘터리 시사회에 참석해 이같은 소신을 밝혔다. 파월 의장은 애클스 전 의장의 행보를 언급하며 “오늘날 미국이 순간 순간의 정치적 압박에 상관 없이 장기적으로 경제에 최선의 이익이 될 수 있는 결정을 내리는 독립적인 중앙은행을 보유하게 된 데는 그의 기여가 크다”고 말했다. 애클스 전 의장은 1934~1948년 미국의 대공황기에 Fed 의장을 지냈다.

파월 의장은 “중앙은행은 개별적으로든 복합적으로든 정치와 사사로운 이해관계로부터 절대 독립적으로 움직여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을 두고 외신들은 파월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적인 통화정책 개입과 Fed 비판에 대한 반발이라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수차례 Fed의 긴축정책을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그 과정에서 Fed 관계자들에게 ‘미쳤다’ ‘돌머리‘ 등 정제되지 않은 표현까지 써서 논란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에도 트위터를 통해 “금리가 너무 높다”며 “(Fed는) 최악의 적이며 그들은 아무 것도 모른다. 불쌍하다”고 거친 비판을 쏟아냈다.

이날 파월 의장은 이달 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추가 금리경로에 대해 따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Fed는 7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하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