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법인세 세계 최저로 낮출 것"
“영국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법인세율 도입을 추진 중입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글로벌 브리튼’(세계로 뻗어가는 영국)을 이끌 것입니다.”

1일 서울 정동 주한 영국대사관에서 만난 헤더 윌러 영국 외교부 부장관(아시아·태평양 지역 담당·사진)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기업들의 투자를 독려하기 위해 법인세 인하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영국은 2010년부터 법인세율을 28%에서 단계적으로 19%까지 낮췄고 내년에도 17%로 추가 인하가 예정돼 있다. 영국 정부는 이에 그치지 않고 법인세율을 세계 최저 수준인 아일랜드(12.5%)만큼 낮추는 게 목표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법인세를 낮춰 기업인들에게 레드카펫을 깔아주겠다”고 말했다.

윌러 부장관은 전날 이태호 외교부 2차관과 만나 한·영 차관급 고위경제대화 채널 신설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브렉시트를 앞두고 정보통신기술(ICT), 연구개발(R&D), 기후 변화와 환경, 에너지, 금융,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지원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그는 “영국이 유럽연합(EU)을 떠나면 유럽 이외 지역에서의 파트너십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최근 한·영 자유무역협정(FTA)에 서명한 것을 시작으로 영국은 다양한 분야에서 무역 확대 기회를 찾고 있다”고 했다.

영국은 오는 31일 예정된 브렉시트를 놓고 EU와 협상 중이다. 하지만 영국의 EU 관세동맹 잔류 등 쟁점에 대한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브렉시트는 2016년 6월 영국인들의 국민투표로 결정됐지만 공전을 거듭하며 두 차례 연기됐다.

윌러 부장관은 “영국은 예정대로 10월 31일 EU를 탈퇴할 것”이라며 “브렉시트는 국민투표를 통해 결정했기 때문에 그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국가에서 한번 결정된 사항(브렉시트)을 반복적으로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