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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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 제조업 경기가 급속도로 식어가고 있습니다. 미·중 무역전쟁의 충격파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30일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를 발표했는데요. 9월 제조업 PMI는 49.8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시장 예상치(49.6)와 전달 수치(49.5)를 모두 웃돈 것인데요. 하지만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늠하는 50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이로써 중국의 제조업 PMI는 지난 5월 이후 5개월 연속 위축 국면에 머물렀습니다. 제조기업 3000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산출하는 제조업 PMI는 기준선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세를, 넘지 못하면 경기 위축세를 뜻합니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부양책에도 제조업 경기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지난해 성장률이 28년 만에 가장 낮은 6.6%로 떨어지자 중국 정부는 올 들어 지급준비율 인하를 통한 유동성 공급 확대, 감세를 통한 소비 진작 등 다양한 경기 부양책을 펴고 있습니다. 그나마 지난달 제조업 PMI가 전달보다 소폭 개선된 것은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인프라 투자 확대로 공공공사 발주가 늘어난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 PMI가 전월보다 0.4포인트 올라간 50.8로 50을 넘어섰지만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의 PMI는 여전히 50을 밑돌았습니다. 서비스업과 건축업 등의 경기를 반영하는 비제조업 PMI도 8월에 비해 0.1포인트 떨어진 53.7에 그쳤습니다. 전달보다 악화한 것은 2개월 만입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합친 9월 종합 PMI는 53.1로 8월보다 0.1포인트 상승했습니다.

반면 중국 경제전문매체 차이신과 영국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이 조사하는 9월 차이신 제조업 PMI는 51.4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2월 이후 19개월 만의 최고치입니다. 정부의 PMI 조사가 대형 국유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데 비해 차이신 PMI는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민간 기업에 초점을 맞춥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