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보기관 도킹 폭로 동기 등 다룬 저서 출간 앞두고 인터뷰
"러 정보기관이 협력 제안했지만 거부"…2013년부터 러시아 망명생활


러시아에 망명 중인 전(前) 미국 정보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2년 전 모스크바에서 비밀리에 결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노든은 조만간 발매될 자신의 저서 '영원한 기록'(Permanent Record) 출간을 앞두고 영국 일간 가디언과 한 인터뷰에서 미국에서부터 사귀었던 애인 린지 밀스와 결혼했다고 밝혔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가디언 홈페이지를 통해 일부 내용이 공개된 인터뷰에서 스노든은 "결혼은 비밀리에 이뤄졌으며 러시아 관청에 혼인신고를 했다"라고 소개했다.

밀스는 스노든이 러시아 망명 생활을 시작한 지난 2013년부터 여러 차례 모스크바를 방문해 일정 기간을 함께 생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노든, 2년 전 모스크바서 미국인 애인과 비밀 결혼"
스노든은 인터뷰에서 "나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정부가 손을 보려는 사람이었다"라면서 러시아 망명 생활 초기에는 외롭고 단절된 느낌을 받았으며 미 정보기관이 자신을 추적하는 것을 우려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금은 모스크바에서 자유롭게 나다니고 지하철을 타며 전시회나 발레를 관람하거나 카페와 레스토랑에서 친구들을 만나기도 한다"라면서 러시아에서 한동안 더 체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 생활에서 유일하게 아쉬운 점은 미국의 멕시코식 패스트푸드 전문점 '타코벨'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노든은 지난 12일 미국 공영라디오 방송 NPR과 한 인터뷰에선 러시아 정보기관들이 자신에게 협력을 제안했지만 거부했다면서 협력했다면 그는 '궁궐'에 살면서 매년 5월 붉은광장에서 행해지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기념 행진에 등장했을 것이라고 결백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지속해서 러시아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고 있으며 이는 내가 러시아를 위해 일하지 않다는 증거"라면서 "내가 러시아와 협력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러시아에 불신을 가진 이들"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나라가 아닌 러시아에 망명한 이유에 대해선 도주 당시 독일, 폴란드 등을 포함해 27개국 정부에 망명을 요청했지만, 러시아를 제외한 모든 나라가 미국의 보복을 우려해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스노든은 17일부터 세계 20개국에서 발매될 저서 '영원한 기록'에서 미국과 러시아에서의 삶, 미 정보기관의 도청 폭로 동기, 각국 정부의 주민 감시 문제 등을 다룬 것으로 전해졌다.

2013년 6월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 개인정보 수집실태를 폭로하고 홍콩에 은신했던 스노든은 러시아를 거쳐 남미로 가려 했으나 미 당국의 여권 말소 조치로 모스크바 국제공항 환승 구역에 한 달간 발이 묶였다가 같은 해 8월 1일 러시아로부터 1년 임시망명을 허가받았다.

스노든은 임시망명 기간이 끝난 2014년 8월 다시 러시아 이민 당국으로부터 3년간의 거주허가(비드 나 쥐텔스트보)를 취득했고, 2017년 초 다시 2020년 8월까지 3년 더 연장받아 모스크바에서 생활하고 있다.

미국에선 스노든의 사면을 촉구하는 청원 운동이 벌어지고 있으나 미국 정부는 그가 귀국해 국가기밀 폭로죄 등에 대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죄 판결을 받으면 스노든은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