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정책 성과 내야" 속도전 시사…살비니 "자리 나눠먹기" 비판
伊 새 연정 차관급 42명 인선도 완료…국정 운영 개시
이탈리아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과 중도 좌파 성향의 민주당 간 새 연립정부가 장관에 이어 차관급 인선까지 모두 마무리하고 국정 운영을 시작했다.

13일(현지시간) 일간 라 레푸블리카 등에 따르면 새 정부를 이끄는 주세페 콘테 총리는 연정 상대와 협의를 거쳐 42명의 차관급 인선을 완료했다.

소속 정당별로 보면 오성운동이 21명으로 가장 많고 민주당 18명, 좌파 성향의 자유평등당(LeU) 2명, 재외 이탈리아인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중도 성향 정당 MAIE 1명 등이다.

42명 가운데 여성은 14명으로 33%를 차지했다.

이들은 16일 취임식을 하고 업무를 시작한다.

오성운동을 이끄는 루이지 디 마이오 신임 외무장관은 "내각 구성이 완료됐다.

우리는 국가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칠 준비가 돼 있다"라고 강조했다.

콘테 총리도 "할 일은 많고 책임감은 크다.

국민이 성과를 원한다.

속도를 내는 게 중요하다"라며 의지를 다졌다.

앞서 콘테 총리는 지난 5일 디 마이오 외무장관을 비롯한 21명의 장관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장관직은 오성운동이 10개, 민주당이 9개, LeU가 1개를 각각 가져갔다.

내무장관에 임명된 루치아나 라모르게세는 무소속이다.

새 연정은 ▲ 유럽연합(EU)과 관계 개선 ▲ 유연한 난민 정책 ▲ 중산층 이하의 세금 감면 ▲ 환경친화적인 '녹색 경제'로의 전환 ▲ 상·하원 의원 수 감축 등의 정책 공약을 내걸었다.

내각 구성과 관련해 극우 정당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대표는 "우리는 오성운동과 민주당 간 부끄러운 '자리 나눠 먹기'를 목격했다"라며 비난했다.

살비니는 지난달 초 오성운동과의 정책 이견을 극복하기 어렵다며 연정 붕괴를 선언해 정국 위기를 초래한 인물이다.

1년 2개월간 이어진 지난 연정에서 부총리 겸 내무장관을 맡아 국제구호단체의 난민 구조선 입항 금지 등 강경 난민 정책을 주도했다.

하지만 연정 파기 후 오성운동이 조기 총선을 피하고자 '숙적'인 민주당과 돌연 연정을 구성함에 따라 내각에서 쫓겨나 야당 인사로 전락했다.

이후 '좌파 포퓰리즘 연정'에 반대하는 대중집회에 빈번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등 반정부 여론 조성에 집중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