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로 인도의 비은행 금융회사들의 유동성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높은 이자를 감수하고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려는 시도마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인도 비은행 금융사들의 외화 차입 규모가 올들어 현재 15억달러로 집계됐다”며 “인도 최대 인프라 투자회사인 IL&FS그룹이 작년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한 이후 비은행 금융사들로 위험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 비은행 금융사들의 차입 규모는 지난해 20억달러에서 올해 5억달러 가량 줄어든 것이다. 국내에서는 물론 해외에서도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외화 차입 금리도 201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블룸버그통신은 “바자파이낸스, L&T 파이낸스, 마힌드라&마힌드라금융 등 인도 금융사 8곳이 최소 16억달러를 해외에서 빌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비은행 금융사들의 유동성 우려가 커지면서 소액 대출을 받는 상인과 부동산 임차인들의 부담도 커졌다. 인도 정부는 시장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시중은행에 비은행 금융사들의 자산을 매입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인도 중앙은행이 조만간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아슈니 카필라 바클레이 인도법인 대표는 “일부 인도 금융사들의 채무 불이행과 신용등급 하락으로 유동성 위기가 커지고 있다”며 “국내에서 자금을 얻기 쉽지 않아 해외 차입에 나서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인도 경제 성장세가 둔화된 것이 근본적인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난 2분기 인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5.0%에 그쳐 최근 6년 래 가장 낮았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