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내리면 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간 수백만 달러의 사적 이익을 보게된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변동금리로 한화 4350억원을 빌려서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전까지 5년간 워싱턴DC와 시카고의 호텔, 플로리다주의 도랄 골프 리조트와 관련해 도이체방크로부터 4건의 대출을 통해 3억6000만 달러(4천350억원)를 빌렸다고 공개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은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았는데 올 7월 Fed가 금융위기 이후 10년 7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이득을 취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Fed의 긴축 통화 정책이 경제 성장을 막고 있다며 기준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파월 의장을 압박해왔다. 23일에는 트위터에 "파월과 시(진핑) 주석 중 누가 우리의 더 큰 적인가"라는 글을 올리며 독립성을 보장받는 Fed 의장을 공격하기도 했다.

현재 미국 통화정책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는 2.00∼2.25%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최소 1%포인트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스웨스턴대학 켈로그경영대학원 필립 브라운 교수는 "트럼프가 원하는 것을 얻게 된다면 그의 금융 비용은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며 "은행 측에서 벌칙 없이 조기상환까지 허용하면 이익은 더 커진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사업은 대통령 취임 뒤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이 맡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전례를 깨고 소유권을 그대로 갖고 있어 '이해 충돌' 비판을 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가 내리면 더 많은 소비자가 집과 차를 살 수 있고 기업들이 새 공장을 지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 상품의 가격도 내려 수출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WP는 전문가들의 주장을 인용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까지 금리가 내려간 상황에서 경제에 위협이 되는 것은 금리가 아닌 트럼프 대통령이 밀어붙이는 무역전쟁이라고 비판했다.

WP는 시장 전망처럼 9월 연준이 금리를 0.25% 포인트 내리면 트럼프 대통령은 골프 리조트 건 대출만으로도 연간 27만5000달러(3억3000만원)의 이득을 보게 된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달 3일 기사에서 연준이 1% 금리를 내리면 트럼프 대통령이 연간 총 300만 달러(36억원) 이상 이자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전했다.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에 뛰어들기 전에도 저금리를 옹호했다. 그는 1980년대 은행 빚으로 카지노 사업을 확장하다 일부 회사가 파산 신고를 하고 자신은 자산이 동결되는 상황을 겪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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