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로 금값이 뛰고 있는 가운데 마크 모비우스 모비우스캐피털파트너스 창립자가 “가격에 상관없이 지금은 금을 살 때”라고 주장했다. 올 상반기 각국 중앙은행이 사들인 금의 규모도 역대 최대에 달했다.

모비우스 "금값 계속 오른다…가격 묻지말고 사라"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모비우스는 “장기적으로 금 가격은 오르고 또 오를 것”이라며 “각국 중앙은행이 양적완화 정책을 지속하면서 통화공급량이 늘고 있고 가상화폐가 확산하면서 반대로 실체가 있는 자산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솔직히 말하면 현재 가격이 얼마이든지 관계없이 금을 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의 10%가량을 금에 할당하라”고 했다.

올초까지 트로이온스당 1250달러 선을 오가던 금값은 이달 들어 트로이온스당 1500달러 선을 돌파하며 6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금값이 이처럼 치솟는 데는 각국 중앙은행도 상당히 기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귀금속 자산 시장조사 업체인 월드골드카운슬 자료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올 상반기 각국 중앙은행은 374.1t의 금을 매입해 1971년 브레턴우즈 체제 붕괴로 금태환제도가 폐지된 이후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금 매입량은 57% 늘었다. 올 상반기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규모는 2016년(389.8t)과 2017년(374.8t)의 연간 금 매입량에 육박한다.

폴란드 중앙은행이 올 들어서만 100t가량의 금을 사며 금 보유량을 두 배 가까이 늘렸고 러시아 중앙은행(94t)과 중국 인민은행(74t)도 ‘금 사 모으기’ 경쟁에 합류했다. 인민은행은 7월에도 10t의 금을 추가 매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터키 중앙은행(60t), 카자흐스탄 중앙은행(24.9t), 인도 중앙은행(17.7t)도 금 보유량을 크게 늘린 중앙은행으로 꼽혔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각국 중앙은행이 앞다퉈 금을 사고 있는 것은 달러화 의존도를 줄이면서 보유자산을 다각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퍼지면서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강점이 부각되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일본과 유럽 등에서 마이너스 기준금리가 확산하며 국채 투자의 매력이 떨어지면서 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설명도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올 상반기 중앙은행의 금 매입 규모는 전체 금 수요(2323t)의 16%에 이른다”며 “중앙은행들의 경쟁적인 금 매입이 금값 상승을 촉발하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