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5일(현지시간) 텍사스와 오하이오에서 연이어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과 관련해 총기 규제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과 대량 살상 범죄자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을 약속했다. 하지만 폭력적인 비디오게임과 극단적 인터넷 문화 등을 이번 사건의 주요 원인으로 꼽아 총기협회 대신 게임업계에 책임을 넘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성명을 내고 공공 안전에 위협을 줄 수 있다고 여겨지는 위험인물의 총기류 소지를 선별적으로 규제하는 ‘적기법’(붉은깃발법)의 통과를 촉구했다. 또 증오 범죄자와 총기난사 등 대량살상 범죄자의 사형을 신속하게 집행하는 법도 제정키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공 안전에 심각한 위험을 가한다고 판단되는 사람들은 총기류에 접근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만약 그런 사람이 총을 소지한다면 신속한 적법 절차를 거쳐 회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인종주의, 편견, 백인우월주의를 비난해야만 한다”고 했다. 이어 “야만적인 학살은 우리 공동체에 대한 습격, 우리 국가에 대한 공격, 인류 모두에 대한 범죄”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더 강력한 총기규제 대책을 지지하지 않고 비디오게임과 인터넷으로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사회는 폭력 미화를 중단해야 한다”며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끔찍하고 으스스한 비디오게임도 여기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공화당 의원들도 이 같은 주장을 폈다. 케빈 매카시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다른 사람을 쏘는 행위가 담긴 비디오게임은 인간성을 없앤다”고 말했다. 댄 패트릭 텍사스주 부지사 역시 “비디오게임업계가 어린이들에게 살인을 가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포브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총기 사건의 ‘오래되고 익숙한 희생양’으로 또다시 비디오게임을 골랐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방아쇠를 당기는 것은 총기가 아니라 정신질환과 증오’라고 했다. 그는 미국총기협회(NRA)와 싸우기를 여전히 주저한다”고 꼬집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