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2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에서 배제한다고 공식 발표하자 일본 주식시장도 크게 요동쳤다. 일본 증시의 낙폭이 한국의 두 배를 웃돌았다. 일본의 경제 도발이 자국 기업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날 대비 2.11% 떨어진 21,087.16에 장을 마쳤다. 한국 코스피지수 하락폭(0.95%)보다 컸다.

이날 오전 일본 정부는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각의(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지난달 반도체 핵심소재 3개 품목에 대해 수출을 제한한 이후 2차 경제보복이다. 이 소식이 전해진 직후 코스피지수는 오전 한때 1990선 밑으로 떨어졌지만 오후 들어 차츰 낙폭을 줄여갔다. 반면 닛케이225지수는 오후 장에서도 하향곡선을 이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될 것이란 우려도 악재로 작용했다.

수출규제에 따라 거꾸로 영향을 받는 일본 주요 반도체 소재 업체 주가도 줄줄이 하락했다. 한국 반도체 업체에 극자외선(EUV)용 레지스트를 수출하는 JSR의 주가는 이날 1.57% 내린 1760엔에 장을 마쳤다. 반도체 세정 소재인 에칭가스를 생산하는 스텔라케미파의 주가도 2.71% 떨어진 2982엔을 나타냈다.

아시아 주요 증시 역시 일제히 하락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41% 떨어진 2867.84에 장을 마쳤고 홍콩 항셍지수 역시 2.38% 내린 26,908.36을 기록했다.

한국을 상대로 한 일본의 경제보복에다 미국의 중국 수출품 추가 관세 예고 소식까지 겹치면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게 아시아 증시에 동반 악재로 작용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