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일본경제워치] 젊어진 日 택시기사…그래도 평균연령 58.2세
일본을 방문했던 한국인 중 적지 않은 분들이 “할아버지 택시 운전기사가 많더라”라고 말씀을 합니다. 초고령화 사회인 일본 내에서도 택시는 ‘고령’이미지가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도쿄에선 2년 연속으로 택시기사의 평균연령이 낮아졌다고 합니다. 택시기사 평균 연봉을 올리고, 격일제 근무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젊은 택시기사들이 유입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일본 택시기사의 평균 연령은 60세를 코앞에 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쿄하이어택시협회 조사결과, 2018년 말 현재 도쿄 법인택시 기사의 평균연령은 58.2세로 나타났습니다. 1년 전에 비해 0.2세 젊어진 것입니다. 2년 연속으로 평균연령이 낮아졌습니다. 택시업체들이 젊은 신입사원 채용을 확대하면서 일본 택시업계의 고령화에 제동이 걸렸다는 설명입니다.

도쿄 택시 운전기사의 평균 연령은 2000년 52.1세에서 2004년 58.6세로 급상승 한 뒤 비슷한 수준을 줄곧 유지해 왔습니다. 택시기사가 되기 위해선 면허 취득 후 3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고, 일본 기업 문화로선 이례적으로 중도채용(수시채용) 위주로 진행돼 고령 이직자를 중심으로 택시기사가 공급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일부 택시 대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을 확대하면서 이 같은 풍조에 변화의 바람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니혼교통은 2013년 6명에 불과했던 신규졸업자 채용 규모를 2016년에 143명으로 크게 늘렸습니다. 이후 매년 150명 안팎의 신입사원 채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도쿄 전체에서 2014~2019년 기간 동안 신입 운전기사 채용 규모는 1793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특히 택시 운전기사는 근무일과 휴일이 번갈아가며 있는 격일 근무 형태이기 때문에 일과 생활의 균형을 중시하는 젊은 층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택시기사 연봉이 오른 점도 젊은 층을 끌어들인 요인이 됐습니다. 2008년부터 일본 국토교통성이 신규진입을 억제한 결과, 2008년 3만7671대였던 택시대수는 2018년 3만768대로 줄었습니다. 전체 택시 수는 줄어든 반면 글로벌 경제위기와 동일본 대지진을 거친 이후 일본에서 진행된 경기회복으로 2010년 연 348만엔(약 3771만원)까지 떨어졌던 도쿄 택시기사 평균연봉은 2018년 470만엔(약 5093만원)까지 높아졌습니다.

정보기술(IT)화의 진전도 젊은 택시기사 유입에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각종 택시배차 응용프로그램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그동안 경험부족 탓에 승객을 찾는데 서툴렀던 젊은 드라이버들이 택시 기사로서 경쟁력을 높였다고 합니다.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 중인 일본 사회에선 각 업종마다 변화의 움직임이 적지 않습니다. 도쿄의 택시기사들은 평균적으로 여전히 나이가 적지 않은 편이긴 합니다만 이 분야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습니다. 과연 도쿄의 ‘얼굴’이라는 일본 택시가 더 젊어질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됩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