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고공행진에 중고 귀금속 거래 급증세
금의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미국에서는 중고 귀금속 거래 시장이 활황을 보이고 있다.

2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금 중개업체인 엠파이어골드에서 거래되는 중고 귀금속이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다. 유로존 재정위기 확산이 불러일으킨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로 금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2011년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엠파이어골드의 진 퍼먼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기회를 이용해 현금을 모으려는 사람들이 금을 내다팔기 시작했다”고 했다.

금 가격은 올 들어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25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 금 선물 8월물은 온스당 1418.7달러에 거래됐다. 한 달 전인 지난 5월 24일의 온스당 1289.2달러와 비교해 10% 이상 뛴 것으로, 국제 금값이 1400달러를 넘어선 것은 6년 만이다.

금과 관련된 파생 상품 거래량도 크게 늘고 있다. 미국에서는 금에 연동된 상장지수펀드(ETF)에 이달 들어 49억달러(약 5조7000억원)가량의 자본이 신규 유입됐다.

올해 초 세계경제 둔화로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파진 것이 금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금 가격은 지난 5년간 1200~1350달러 사이를 오가며 박스권에 갇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올 1월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하를 처음 시사하면서 금값이 상승세를 달리기 시작했다. 이달 들어서는 미ㆍ중 무역분쟁이 심화하고 미국과 이란 간 중동 지역에서의 분쟁이 격화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으로 몰려드는 양상이 심화됐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