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이란이 2015년 이란핵협정(JCPOA)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방송된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은 이미 이란핵협정을 위반했다”며 “이란은 지난 몇년간 우리의 감시권역이 아닌 곳에서 이미 (핵무기 개발) 행동에 나섰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기존 이란핵협정에 따르면 국제사회는 협정에 명시한 핵시설만 사찰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협정에서 명시한 핵시설 외에 이란 전역을 사찰해야 한다고도 주장해 왔다.

인터뷰 진행자가 ‘핵협정 유럽 당사국은 이란이 핵협정을 깨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당사국)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관심없다”며 “유럽은 지금도 이란과 거래하면서 많은 돈을 벌고 있다”고 답했다. 그간 프랑스 독일 등 핵협정 유럽 당사국들은 이란의 협정 미준수 여부가 뚜렷하지 않은 만큼 미국이 강경 기조를 누그러뜨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단독으로 이란과 새 핵 협정을 체결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기존 이란핵협정은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 등 6개국이 이란과 체결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당사국이 새 협정에 모두 참여하든, 미국이 단독으로 새 협정을 체결하든 이는 중요하지 않다”며 “(새 협정은) 미국과 이란 간 개별 협정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과 이란간 갈등이 공격 목전까지 갔던 와중에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저녁(현지시간) 미군의 이란 공습을 승인했다가 작전 착수 10분 전 이를 거둬들였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미국의 대(對)이란 경제 제재 등의 핵심은 이란이 핵 무기를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2015년 오바마 정부 당시 이란과 이란핵협정을 체결했다. 이란이 핵을 개발하지 않는 대신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2006년부터 이란에 가한 경제 제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 핵심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취임 직후부터 이란 핵협정 전면 개정을 주장했다. 주요 조치가 10~15년 내 해제되므로 이란 핵개발을 막기엔 역부족이라고 본 것으로 알려졌다. 협정에 따르면 이란의 우라늄 농축 제한 조치는 2030년까지만 유효하다. 미국은 이 ‘일몰 조항’을 없애고 탄도미사일 개발 제한 조항 등을 강화하자고 주장했다. 유럽 국가들은 일몰 조항을 연장하는 방안을 절충안으로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5월 이란 핵협정 탈퇴를 선언하고 경제 제재를 재개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