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車 개발에 역량 집중하고
직원 경각심 유발 효과도 기대
일본 최대 자동차 제조사인 도요타자동차가 관리직 직원들의 여름 보너스를 삭감하기로 했다. 실적은 견조하지만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등 차세대 자동차 개발에 투자를 늘리기 위해 이례적으로 보너스를 줄이기로 한 것이다.

13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요타는 비노조원인 과장급 이상 관리직 9800여 명의 올여름 보너스를 전년 대비 평균 4~5%가량 삭감하기로 했다. 과장급 기간직 7500명과 부장·차장급 간부직 2300명이 보너스 삭감 대상이다. 도요타가 관리직의 보너스를 삭감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도요타가 보너스 삭감이라는 강수를 둔 것은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등 미래차 분야의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고 있어 이 분야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보너스 삭감이 직원들에게 위기의식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사장은 “‘도요타자동차는 문제가 없다’거나 ‘걱정하지 말라’는 등의 발언이 도요타에 가장 위험한 언급”이라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구글, 아마존 등 정보기술(IT) 분야 대기업 등과 자율주행차 분야에서 경쟁하는 등 자동차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과거와는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는 이유에서다. 당장의 수익은 늘고 있지만 불과 몇 년 후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을 노사가 공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자동차산업 환경에 대한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관리직원의 보너스마저 삭감된 것은 일반 노조원의 겨울 보너스와 향후 임금 협상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요타가 마른 수건을 쥐어짜는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실적은 견조하다. 도요타는 2018회계연도(2018년 4월~2019년 3월)에 매출이 전년 대비 2.9% 늘어난 30조2256억엔(약 329조9600억원)을 기록하며 일본 기업 최초로 연간 매출 30조엔을 넘어섰다. 영업이익은 2.8% 증가한 2조4675억엔(약 26조9468억원)으로 집계됐다. 2019회계연도(2019년 4월~2020년 3월) 영업이익은 3% 늘어 2조5500억엔(약 27조8291억원) 수준으로 전망되고 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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