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관광객을 태우고 헝가리 다뉴브강 투어를 하다가 침몰한 유람선 ‘허블레아니’의 운영사가 이 배를 들이받은 대형 유람선 ‘바이킹시긴’이 운항 규정을 지키지 않아 사고가 났다고 주장했다. 선박 내에 구명조끼가 없었다는 의혹은 전면 부인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유람선 침몰사고가 발생한 지 엿새째인 3일 한국·헝가리 합동수색팀이 본격적인 수색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유람선 침몰사고가 발생한 지 엿새째인 3일 한국·헝가리 합동수색팀이 본격적인 수색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허블레아니 운영사인 파노라마데크의 사주 스턴코 어틸러 회장은 2일(현지시간)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바이킹시긴이 교신 의무를 지키지 않은 사실은 무전 기록으로 확인 가능하다”며 “다른 배를 추월하려면 두 배 사이에 교신이 선행돼야 하지만 사고 당시 그런 교신이 없었다”고 했다. 어틸러 회장은 헝가리 수사당국이 바이킹시긴의 자동선박식별장치(AIS) 기록을 확보해 과실 여부가 곧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어틸러 회장은 선박 노후화 문제나 구명조끼를 구비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그는 “매년 관리당국의 방문 점검을 받고 있고, 8년마다 배를 정밀 검사해 강도나 기능의 문제는 없다”며 “80개의 구명조끼와 6개의 구명튜브를 구비했고 올봄에도 이를 점검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생존자들은 물론 해당 선박을 탄 다수의 한국인 관광객들이 선내에서 구명조끼를 보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외교부는 헝가리 당국에 바이킹시긴의 가압류 조치를 요청했다고 3일 밝혔다. 사고에 따른 배상 문제 논의를 대비해 미리 배를 묶어놓는다는 것이다. 이날 헝가리로 급파된 정부 합동신속대응팀은 사고 지점에 잠수사를 투입했으나 안전 문제가 제기돼 헝가리 구조당국과 선체 내부에 진입하지 않기로 했다. 송순근 주헝가리 한국대사관 국방무관은 “오는 5~9일 사이 선체 인양을 완료할 예정”이라며 “수중 상황이 나아지면 헝가리 측에 선체 내부 수색도 다시 요청할 것”이라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