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시장에서 상한가를 치던 사우디아라비아 채권의 인기가 식고 있다. 아람코의 상장 및 각종 개혁정책이 늦춰진 여파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은 사우디 국부펀드인 공공투자펀드(PIF)가 추진 중인 80억달러(약 9조5440억원) 규모 대출기관 모집에 글로벌 은행들이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PIF는 1년짜리 단기로 80억달러의 대출을 희망하고 있다. 1년 뒤엔 사우디 국영 석유화학회사인 사빅(SABIC) 지분 70%를 아람코에 팔아 대출을 갚을 계획이다. 그러나 이번 거래에 관심을 보이는 은행은 HSBC와 씨티은행 등 대형 은행 몇 곳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작년과는 크게 달라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PIF가 지난해 110억달러(약 13조1230억원)를 5년 만기로 대출받을 때는 세계 15개 은행에서 대출기관으로 나섰다. 금리도 리보(런던은행 간 금리)에 0.75%포인트를 더한 수준에서 결정됐다. 하지만 이번엔 1년 만기인데도 리보 대비 가산금리가 0.3%포인트로 거론되고 있다.

글로벌 은행들은 그간 사우디 채권에 적극 투자해 왔다. 향후 사우디에서 진행될 각종 프로젝트에 대주단으로 참여하기 위해 관계를 돈독히 하자는 차원에서였다. 하지만 글로벌 은행들은 사우디의 프로젝트가 예상보다 더딘 것에 실망하고 있다. 당초 작년으로 예정됐던 아람코 기업 공개도 2021년 이후로 연기됐다. 여기에 국영기업 민영화 등 각종 경제개혁 조치도 늦어지고 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