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 외교적 해결 60일 시간을 준 것" 강조
이란 "핵합의 유지…단계적 탈퇴도 선택 중 하나" 경고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은 8일(현지시간) 밤 국영방송과 인터뷰에서 이란은 핵합의(JCPOA)를 유지하려고 하지만 탈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락치 차관은 "아직 핵합의를 떠나지 않았지만 탈퇴도 고려하는 선택 중 하나다"라며 "탈퇴 과정은 단계적으로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나라도 이란이 핵합의를 어기거나 탈퇴해도 비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은 미국의 핵합의 탈퇴 1년에 맞춰 이날 핵합의에서 정한 핵프로그램 제한 의무를 일부 이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란은 핵합의에서 약속한 한도량 이상의 3.67% 농도 우라늄과 중수를 국외로 실어 내지 않고 국내에 저장하기로 했다.

미국은 이들 물질의 국외 반출을 지원하는 행위를 3일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핵합의 이행 축소와 관련해 아락치 차관은 "우리는 그렇게 할 권리가 있다"라며 "핵합의의 조항에 따라 상대방의 위반에 대응하는 조처를 한 것이기 때문에 위반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아락치 차관이 언급한 핵합의의 조항은 26조와 36조다.

26조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대이란 제재 완화·해제를 성실히 이행할 의무를 명시하고 이 제재를 복원하거나 추가 제재를 부과하면 이란은 자신의 의무(핵프로그램 제한) 이행을 중단할 근거로 삼는다는 내용이다.

36조는 이란과 서방 중 어느 한쪽이 핵합의를 위반한다고 판단할 때 이를 논의하는 최장 65일간의 절차를 규정했다.

그는 "이 두 조항을 사용하는 목적은 최소한의 조처로 핵합의를 살리려는 것이지 파괴하려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란은 유럽 측이 핵합의대로 이란과 교역을 정상화하지 않으면 60일 뒤 우라늄 농도를 높여 농축하고 플루토늄을 생산하지 못하도록 하는 아라크 중수로의 설계 변경(현대화)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아락치 차관은 "유럽은 우리의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지 못했다"라며 "우리가 단계적인 전략을 쓰는 목적은 다른 나라들이 잘못을 만회하고 외교적으로 해결할 시간을 주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