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자동차 업체 비야디(BYD)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가 작년부터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크게 축소한 상황에서 거둔 실적이어서 더 주목받고 있다.

29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선전에 거점을 둔 비야디의 1분기 순익은 7억4973만위안(약 1290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632% 증가했다. 중국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절반가량 삭감한 여파로 지난해 1분기 비야디의 순익은 1억240만위안에 그쳤었다. 올 1분기 매출은 303억400만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5% 늘었다.

1분기 판매량은 작년 동기에 비해 5.2% 증가한 11만7578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중국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11.32%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비야디의 신에너지차 판매량은 작년 1분기보다 147% 늘어 중국 전체의 신에너지차 판매 증가율(109.7%)을 훌쩍 넘어섰다.

왕촨푸 비야디 회장은 “2분기에도 신에너지차 판매가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반기 순익은 작년 동기 대비 202.65~244.40% 증가한 14억5000만~16억5000만위안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1분기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중국에서 지난해보다 30% 늘어난 65만대 자동차를 판매할 계획이라며 이 중 30만대를 신에너지차가 차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야디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도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분기 전기차 배터리 공급량은 4GWh로 시장점유율 30%를 차지했다. 비야디는 내년 전기차 배터리 생산량이 65GWh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1995년 직원 20명의 배터리 제조사로 시작한 비야디는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투자한 기업으로 유명하다. 버핏 회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2억3000만달러(약 2660억원)를 들여 비야디 지분 9.09%를 매입했다. 삼성전자도 2016년 30억위안을 투자해 비야디 지분 1.92%를 사들였다. 지난해 비야디는 전기차 11만3600대를 팔아 점유율 13%로 3년 연속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