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도이치뱅크와 스위스 투자은행 UBS가 자산운용 부문 합병을 추진한다. 합병 성사 시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인 프랑스 아문디 수준으로 자산 규모가 커지게 된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미국 블랙록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전망이다.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도이치뱅크와 UBS는 지난 몇 달간 자산운용 부문 합병을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

FT는 “합병 방안 중 하나로 UBS의 자산운용 부문을 도이치뱅크의 자회사 DWS에 분리 매각하고 그 대가로 DWS의 지분을 받는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UBS는 현재 7000억유로(약 901조원)의 자산을 굴리고 있다. 도이치뱅크가 79%의 지분을 보유 중인 자회사 DWS는 자산 규모가 6620억유로(약 853조원) 수준이다.

합병 시 도이치뱅크의 DWS 지분율은 다소 희석되지만 최대주주 지위는 그래도 유지된다. 합병 후 자산은 1조4000억유로로 추정된다. UBS는 세계에서 가장 큰 자산운용사였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면서 현재는 세계 16위 수준이다.

도이치뱅크는 자회사 DWS 합병 관련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DWS 주식은 올 들어 35% 오른 주당 31.78유로를 나타냈지만 여전히 장부가액인 주당 32.5유로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아소카 베르맨 DWS 최고경영자는 지난달 FT와의 인터뷰에서 “인수합병(M&A) 활동에 적극적인 참여자가 되고 싶다. 시장에서 기회를 보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DWS의 시장 내 위치부터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