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수시장을 겨냥한 ‘연호(年號) 마케팅’이 불붙고 있다. 일본 정부가 5월 1일 나루히토(德仁) 일왕(59) 즉위에 맞춰 새로 사용할 연호를 ‘레이와(令和)’로 결정하자 소비 관련 주요 업체가 이를 매출 증대의 기회로 적극 활용하고 나선 것이다.

2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에 따르면 소비 관련 업체들은 잇따라 레이와 연호를 활용한 상품·서비스를 내놓으며 새 연호 특수를 겨냥한 마케팅을 벌이기 시작했다.

5월 새 일왕 즉위와 함께 10일간 연휴가 이어지는 점을 노린 여행업계의 활동이 가장 활발하다. 여행사 일본여행은 오사카·규슈 지역 여행상품에서 가는 길에는 기존 연호인 ‘헤이세이(平成)’가 찍혀 있고, 오는 길엔 ‘레이와’ 문구가 새겨진 왕복 승차권을 증정하기로 했다. 일본 최대 여행업체인 JTB는 주요 관광지인 이세신궁 투어 상품 등 새 일왕 즉위 전후의 ‘10일 연휴’ 기간을 겨냥한 기획상품을 대거 마련했다. KNT-CT홀딩스는 즉위식이 열리는 5월 1일 아침 해가 뜰 때 후지산 상공을 비행기로 관람하는 상품을 마련했다.

아사히맥주, 산토리 등 주류 업체들도 새 연호를 기념하는 한정 상품 발매를 늘리고 있다. 보드게임업체 다카라토미는 새 연호를 반영한 ‘인생게임+’를 일본 전역의 완구 전문점과 백화점 등에 선보이기로 했다. 주요 출판사들은 이번 연호의 전거가 된 고대 일본 가요집 《만요슈(萬葉集)》의 현대어 번역본을 재발행하기로 했다.

도장 등 공문서에 쓰이는 각종 문구류를 제조하는 니혼호레이는 1일에만 각종 공문서에 인쇄된 헤이세이 연호를 정정하는 이중선과 새 연호를 동시에 찍을 수 있는 고무인 주문을 3만 건이나 받았다. 샤치하타도 이중선과 새 연호를 찍을 수 있는 도장 제품을 발매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