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히토(明仁) 일왕 퇴위 의식이 이달 12일 시작해 내달 말까지 이어진다. 차기 일왕이 즉위하는 5월부터는 새 연호가 사용될 예정이다.

마이니치신문은 5일 “아키히토 일왕 퇴위와 관련된 각종 의식이 오는 12일부터 4월 30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헌정 사상 첫 일왕의 생전 퇴위와 관련해 일왕의 국정 개입을 금지하고 있는 현행 헌법에 저촉되지 않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 각종 의식을 준비하고 있다.

퇴위와 관련한 첫 의식은 12일 일본 왕실의 선조를 모신 고쿄(皇居) 내 규추산덴(宮中三殿)에서 치르는 배례(拜禮)다. 이날 행사에서 아키히토 일왕은 조상들에게 자신의 퇴위를 보고한다.

26일에는 나라현을 방문해 초대 일왕으로 알려진 진무(神武)일왕릉을 방문하고 4월 18일에는 일본 왕실의 종묘인 미에현 이세(伊勢)신궁을 참배한다. 4월 하순에는 아버지인 쇼와(昭和)일왕 묘를 방문한다. 이들 의식은 모두 종교적인 성격의 왕실 행사로 치러질 예정이다.

4월 30일에는 퇴위식이 진행된다. 일본 왕실을 상징하는 ‘3종 신기(神器)’로도 불리는 칼, 거울, 곡옥이 행사장에 등장할 예정이지만 일왕의 국정 개입 논란을 피하기 위해 이를 새 일왕에게 전하는 의식은 열리지 않는다. 퇴위식에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국민을 대표해 아키히토 일왕 퇴위를 발표한다.

일본 궁내청은 나루히토(德仁) 왕세자가 5월 1일 새 일왕에 즉위한 뒤 일반인 환영 인파를 맞이하는 행사를 5월 4일 일왕이 거주하고 있는 고쿄에서 한다고 발표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