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이어 슬로바키아에서 직설적 비난…"미국이 돌아왔다"

동유럽을 순방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연일 러시아, 중국을 비판하며 동유럽 국가들에 양국과 거리를 두라고 압박하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12일(현지시간) 슬로바키아를 방문해 중국, 러시아를 두고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이뤄진 민주주의, 자유 시장경제 성과를 위협하는 양대 세력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공산주의를 겪은 나라들이 특히 중국과 러시아의 '포식자 같은' 투자와 정치적 개입에 취약하다면서 이런 위협에 맞서기 위해 미국은 동유럽 지역에서 군사협력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이 자국 의존도를 높이고 정치 시스템을 조종하려는 시도를 막을 필요가 있다는 점을 슬로바키아 당국 관계자들과 논의했다"면서 "이는 엄연한 현실이며, 중국은 슬로바키아의 주권을 갉아먹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美 폼페이오, 연일 중·러 때리기…"민주주의·시장경제 위협"
폼페이오 장관은 11일부터 15일까지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폴란드 등 동유럽을 순방하고 벨기에, 아이슬란드도 방문한다.

그는 전날 헝가리에서도 "우방을 갈라놓으려는 러시아의 시도를 그냥 둬서는 안 된다"며 친러 성향을 보이는 헝가리에 사실상 대러 관계를 재정립하라고 요구했다.

미국 정부가 스파이 혐의를 두고 있는 중국 통신기업 화웨이 문제도 되풀이해서 강조했다.

그는 "경쟁하는 기업들은 환영하지만 그런 경쟁은 공정하고 투명하게, 경제적 동기만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슬로바키아 '자유의 문'에서 열린 기념식에서는 "슬로바키아 국민에게 미국이 있다는 것을 이해시키고 싶다"면서 "우리가 돌아왔다"고 말했다.

자유의 문은 1945∼1948년 공산주의 체제였던 체코슬로바키아를 탈출하려다 희생된 400명을 추모하기 위해 지어졌다.

폼페이오 장관은 헝가리 방문에서도 "미국이 중(동) 유럽에 오랜 기간 부재했었다"면서 "그런 상황은 도저히 용납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