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서 돌아오자마자 민주당 공격하며 '예산전쟁'
美셧다운 대치 엿새째…트럼프 "급여못받는 대부분은 민주당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 깜짝 방문'에서 돌아오자마자 민주당을 정조준하며 '장벽예산 전쟁'을 재개했다.

27일(현지시간)로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엿새째를 맞는 가운데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 문제를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강 대 강 대치로 아직 협상 타결 전망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민주당은 마침내 국경 보안과 남쪽 국경장벽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는가"라며 "마약과 인신매매, 갱단 멤버들과 범죄자들이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걸 막아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월급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민주당원들이라는 걸 인식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다만 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과 관련,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는 사람 대부분이 민주당원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을 폈다"고 보도했다.

이날 트윗은 트럼프 대통령 본인의 지난 25일 발언과도 배치되는 것이라고 WP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크리스마스인 지난 25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셧다운으로 인해 일시 해고 상태가 된 수천 명의 공무원도 멕시코 장벽을 원한다면서 "많은 공무원이 나에게 말하고 전하길, 장벽 건설 자금을 얻기 전까지는 (셧다운을) 계속하라고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민주당은 당장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 중립적인 연방 공무원들을 근거 없이 '특정 당파'로 몰아갔다고 비난했다.

마크 워너(민주·버지니아)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대해 "터무니없다"며 "연방 공무원들은 (민주당이나 공화당을 상징하는) 붉은색이나 파란색 셔츠를 입고 일하러 가는 게 아니다.

그들은 공복들이다"라고 쏘아붙였다.

미 상원은 이날 오후 본회의를 소집한 상태이지만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입장차가 여전히 팽팽한 상태여서 회의가 공회전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실제 표결은 예정된 게 없다고 미언론들은 보도했다.

WP는 협상 교착상태로 인해 금주 안으로 해법이 마련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장벽건설 예산과 관련해 강경 입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민주당도 하원 다수당이 되는 내년 1월 3일 장벽건설 예산을 포함하지 않은 지출법안을 하원에서 통과시키겠다고 맞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라크 알아사드 공군기지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연방정부 셧다운이 얼마나 지속할지에 대한 물음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장벽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안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