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개각을 통해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측근을 대거 전진배치했다고 27일(현지시간) 알자지라방송 등이 보도했다.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의혹으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는 빈살만 왕세자의 입지가 오히려 탄탄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살만 사우디 국왕은 이날 신임 외무장관에 이브라힘 알아사프 전 재무장관을, 국가방위대장에 빈살만 왕세자와 가까운 압둘라 빈 반다르 왕자를 임명했다. 지난 10월2일 카슈끄지가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살해된 이후 첫 대규모 인사다.

아델 알주바이르 외무장관은 외교 담당 국무장관으로 강등됐다. 마르완 칼라반 아랍정책연구센터 수석정책애널리스트는 “알주바이르 장관은 왕실이 사건을 무마할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의 이번 개각 인사는 카슈끄지 관련 의혹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사우디 정부는 카슈끄지 살해가 현장요원의 실수로 벌어진 우발적 사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