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6년 채운 아베…지지층 반발에도 개혁 드라이브
아베 신조(安倍晋三·사진) 일본 총리가 26일 집권 만 6년을 맞았다. 2006년 9월 총리에 올랐다가 1년 만에 사퇴한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 재집권에 성공했다. 내년 8월까지 총리직을 유지하면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장기 집권 총리가 되고, 11월이 되면 역대 최장수 총리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전날 “2006년 1년 만에 막을 내렸던 1차 집권기 때의 좌절과 경험이 만 6년 이상 집권할 수 있는 소중한 밑거름이 됐다”며 “매우 감회가 깊다”고 말했다. 또 “내년은 일본의 내일을 열어가는 해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2006년 총리직에 올랐지만 각료들의 잇따른 부정 스캔들과 하극상, 총선 참패가 겹치면서 366일 만에 건강 악화를 이유로 사임했다. 이후 1차 집권기 실패를 거울삼아 ‘와신상담’하면서 정권 탈환을 준비했다. 2012년 12월 재집권한 후로는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가 효과를 내면서 전체적으로 순항하고 있다는 평이다.

1차 집권기를 합친 아베 총리의 재임 기간은 26일 현재 2558일에 달한다. 아베 총리는 올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해 2021년 9월까지 총재 임기를 보장받게 됐다. 집권당 총재가 총리를 맡는 내각제의 특성상 큰 정치적 격변이 없다면 2021년 하반기까지 총리직을 이어갈 수 있다.

이에 따라 내년 2월이면 요시다 시게루 전 총리(재임일 2616일)를 제치고 2차 세계대전 이후 재임 기간 역대 2위에 오른다. 8월에는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2798일)보다 재임 기간이 길어져 전후 최장수 총리가 된다. 11월까지 총리직을 이어가면 19세기 말~20세기 초에 수차례 총리를 지냈던 가쓰라 다로 전 총리(2886일)를 제치고 역대 최장수 총리 자리에 오른다.

하지만 아베 총리가 역대 최장수 총리가 되기까진 적잖은 고비가 있을 전망이다. 당장 내년 3월로 예정된 지방선거와 7월께 열릴 것으로 보이는 참의원 선거에서 지지세를 확인해야 한다. 10월로 예정된 소비세 인상도 내수 소비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은 만큼 부담이 작지 않다. 러시아와의 북방영토 귀속협상과 미국과의 무역협상, 한·일 관계 등도 지지율에 흠집을 낼 수 있는 요인이다.

아사히신문은 “아베 총리가 장기집권에 대한 피로감과 레임덕을 막기 위해 과감한 정책을 계속해서 도입하고 있다”며 “지지층인 보수층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자 출입국관리법을 개정해 외국인 근로자 수용을 확대한 것이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