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히타치제작소가 스위스 ABB의 송배전 사업 부문 인수를 추진한다. 최대 8000억엔(약 7조9196억원)에 막바지 협상이 진행 중이다. 히타치가 ABB의 송배전 부문 인수에 성공하면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과 독일 지멘스 등을 제치고 관련 분야 세계 최대 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3일 “히타치가 ABB로부터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기업과 가정에 전달하는 송배전 시스템 분야를 인수하는 협상이 최종 단계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ABB가 송배전 사업 부문을 우선 분사한 뒤 히타치가 출자하는 형태로 양사 간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히타치는 주요 선진국에서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됨에 따라 ‘스마트 그리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관련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는 기상 상황에 따라 발전량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생산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제어하는 스마트 그리드 수요가 늘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와 함께 아시아 신흥국에서 전력망 정비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점도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서두르는 이유로 꼽힌다.

ABB는 주력인 공장 자동화와 로봇 분야에 집중하기 위해 송배전 부문을 매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ABB 송배전 부문은 지난해 매출 103억달러(약 11조5638억원)를 올렸고, 8%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히타치가 ABB의 송배전 부문 인수에 성공하면 GE, 지멘스 등을 제치고 송배전 부문에서 세계 최대 업체가 된다. 발전기와 변압기 등 중전기기 분야에서도 지멘스와 세계 2위를 다툴 전망이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