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열린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구글의 ‘반(反)트럼프·반(反)보수 편향’을 놓고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 및 구글 CEO 간 설전이 벌어졌다.

1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조 로프그런 민주당 의원(캘리포니아)이 포문을 열었다. 로프그런 의원은 구글의 이미지 검색 창에서 ‘이디엇(idiot·바보)’을 검색했다. 그러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이 줄줄이 나타났다. 그는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에게 “검색 작업이 어떻게 이뤄져 그런 일이 일어나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피차이 CEO는 관련성, 인기 등 200여 개 인자가 알고리즘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로프그런 의원은 “누군가가 생각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들이 생산해낸 결과의 조합”이라고 말했다. 구글이 정치적인 이유에서 검색 결과를 조작한다는 공화당 측 주장을 반박하는 발언이었다.

그러자 공화당 의원들이 나서서 피차이 CEO를 밀어붙였다. 라마 스미스 의원(텍사스)은 피차이 CEO에게 검색 결과를 조작하도록 직원들에게 지시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피차이 CEO는 “검색 처리 과정에는 너무 많은 단계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스미스 의원은 “사람이 조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기본적으로 인간이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피차이 CEO는 “중국 당국의 검열 기준에 맞춘 검색엔진을 개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른바 ‘드래곤 플라이 프로젝트’와 관련해 “현재 내부적으로 하고 있는 국한된 작업일 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드래곤 플라이 프로젝트는 과거 중국에 진출했다가 철수한 구글이 중국 시장에 다시 들어가기 위해 중국 당국의 검열 기준에 맞춘 검색엔진을 개발하는 작업을 말한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