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본사가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시(市)를 획기적으로 바꿀 대규모 도시개발 계획안을 내놨다. 인재 유치를 원활히 하기 위한 구글의 복안이지만, 결과적으로 기업 주도의 도시 혁신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아마존은 지난달 대규모 투자와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제2본사를 뉴욕 롱아일랜드시티와 버지니아주에 설립하기로 해 주목받았다.
실리콘밸리에 '새 구글 타운' 짓는다…기업이 도시 확 바꾸는 美
10일 CNBC에 따르면 구글은 마운틴뷰를 지역사회와 함께 쾌적하고 현대적인 도시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도시개발 계획안을 발표했다. 구글이 개발에 나서는 지역은 마운틴뷰 북부의 노스베이쇼어다. 구글은 지난해 초안을 만든 뒤 이번에 마운틴뷰 시정부와 협의해 구체적인 구역 계획안을 마련했다. 시정부는 내년부터 구글과 협력해 지역 개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계획안에 따르면 구글은 오피스와 녹지구역, 상업시설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개발을 추진한다. 28만985㎡(약 8768평) 면적이 오피스 지역으로 재개발된다. 도시개발 계획 중 면적이 가장 넓다. 녹지 및 공공 구역이 14만1600㎡로 이곳에 산책로와 공원, 광장, 학교, 스포츠센터 등이 들어선다. 상업 구역은 3만7000㎡에 걸쳐 조성된다.

14만1600㎡ 주거공간 지역에는 1~2층 규모로 최대 8000채의 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 중 6600채 주택은 부동산 개발업체와 함께 건설해 사업성을 보완하기로 했다.

신규 주택 가운데 20%는 저소득층이나 교사, 간호사 등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업군에 저렴하게 공급할 계획이다. 주택 에너지는 최대한 태양광 등 재생 자원을 통해 공급할 예정이다. 현지 언론은 “구글이 주차장과 사무실 건설로 마운틴뷰에 5200만달러 규모의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며 “일자리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고 전했다.

구글이 적극적으로 도시개발에 나서는 이유는 원활한 인재 유치를 위해서라는 관측이 많다. 마운틴뷰가 있는 실리콘밸리는 살인적인 임대료로 인해 이주민 수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NBC는 “마운틴뷰 개발안은 구글의 야심찬 계획 중 일부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구글은 최근 2년간 마운틴뷰뿐만 아니라 인근 서니베일, 새너제이 등에서 28억달러 이상의 부동산을 매입했다. 향후 이들 지역까지 대규모 개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버지니아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아마존이 내셔널랜딩 지역에 제2본사를 설립키로 하면서 버지니아주는 2030년까지 150억달러의 경제적 이익과 6만2000개의 일자리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됐다. 아마존 제2본사 준공으로 64억달러와 2만8000여 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협력업체 유입과 스핀오프(분사) 방식으로 상당한 부대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버지니아주 정부는 아마존 제2본사 설립을 계기로 정보기술(IT) 교육 확대를 위해 11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교통 개선 사업으로 2억230만달러를 투자해 아마존의 기업활동과 새로 유입될 직장인들의 출퇴근을 편하게 하기로 했다. 버지니아상공회의소는 “연방 정부와 계약하는 사업에 의존했던 버지니아의 경제 부문을 다각화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