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와 JP모간 등 투자은행들이 내년 하반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1%대로 둔화할 것이란 전망을 잇따라 내놨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4.2%(전분기 대비 연율 환산)에 달했던 미 경제가 내년부터는 하강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골드만삭스는 “현금(달러) 보유 비중을 늘리고 경기 방어주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JP모간은 20일(현지시간) 미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1.9%로 예측했다. 전분기 대비 연율 환산 경제성장률은 올해 4분기 3.1%를 기록한 뒤 내년 1·2분기에 각각 2.2%와 2.0%, 3분기 1.7%, 4분기 1.5%로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 "내년 하반기 美성장률 1%대…현금 비중 늘려라"
경기가 하락세를 나타내는 주요 이유로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과 미·중 무역전쟁,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를 통한 경기부양책 종료 등을 꼽았다.

JP모간은 “무역전쟁이 지금까진 경제의 주요 변수가 아니었지만 내년부터 관세가 명백한 장애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도 ‘2019 글로벌 경기전망 보고서’에서 미국 경제성장률이 올해 하반기부터 2%대로 떨어져 내년 하반기에는 1%대까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GDP 증가율(전분기 대비)은 1분기 2.5%, 2분기 2.2%, 3분기 1.8%, 4분기 1.6%로 각각 예측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현금이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주식 대비 경쟁력 있는 자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미국의 경제 성장세가 워낙 강했고 경기 부양책 덕분에 기업 실적도 급증한 만큼 내년엔 경기와 기업실적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둔화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개인투자자는 물론 뮤추얼펀드, 연금펀드들도 현금 보유 비중을 늘리고 주식에 대해선 방어적인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내년 미국 증시와 관련해서는 투자자가 2020년 미국의 경기 침체를 우려하기 시작하면서 변동성이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증시의 S&P500지수는 내년 말까진 5%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이 지수가 내년 2500선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30%로 예측했다. 반면 미국의 성장세가 이어져 내년 S&P500지수가 3400까지 뛸 확률은 20%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