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8일 국방장관직 겸직을 선언하고 연정 참여 정당들의 조기 총선 요구를 일축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네탸냐후 총리는 이날 국방부 청사에서 생중계로 진행한 10분간의 연설에서 아비그도르 리버만 국방장관이 가자 지구 휴전에 불만을 품고 사임하면서 불거진 조기 총선 요구는 무책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날부터 국방장관직을 겸직하기로 했다고 말하고 "우리는 아주 복잡한 안보 상황에 처해 있고 이런 시기에는 정부를 넘어뜨리고 선거로 향하지는 않는 법"이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저녁 주요 뉴스 시간에 맞춰 연설 일정을 잡았고 휴전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의식한 듯 그의 군복무 경력도 강조하면서 전투로 친구와 형을 잃었고 스스로도 목숨을 잃을 뻔한 적도 있다고 회고했다.

그는 안보와 관련해 "우리가 언제 행동하고 어떻게 행동할지를 오늘 밝히지는 않겠지만 뚜렷한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하고 "우리는 적들을 이겨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과거 재무장관으로 봉직하면서 경제 개선에 노력했다고 소개하고 이스라엘의 대외 관계는 "한 치의 과장도 없이 사상 최고 수준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 조기총선 거부…국방장관 겸직 선언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14일 리버만 국방장관이 사임하고 그가 이끄는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이 연정을 이탈하면서 연정이 무너질 위기에 몰린 상황이다.

또다른 연정 파트너인 유대인가정당 소속의 나프탈리 베네트 교육장관도 자신을 국방장관에 임명해주지 않는다면 연정을 이탈할 것이라고 밝혀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의 이탈로 네탸냐후 총리가 이끄는 연정의 의석은 과반을 겨우 1석 넘는 61석으로 줄어들었다.

연정이 이처럼 위태로운 상황에 몰리자 내년 11월 예정된 총선을 이르면 내년 3월로 앞당겨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베네트 장관은 같은 당 소속인 아엘레트 샤케드 법무장관과 함께 20일 기자회견을 갖고 네탸냐후 총리를 겨냥한 최후통첩을 보내거나 연정 이탈을 선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만일 유대인가정당도 떠난다면 연정은 과반수 의석을 완전히 상실한다.

한편 쿨라누당 소속의 모셰 칼론 재무장관은 앞으로 1년간 이런 불안정이 지속되면 경제에 해롭다고 밝히며 네탸냐후 총리를 압박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19일 칼론 재무장관이 연정에 남기를 설득할 목적으로 그를 면담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은 2015년 3월 총선에서 가장 많은 30석을 확보한 뒤 다른 4개 정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했고 이듬해 5월 베이테누당이 연정에 합류했다.

1988년 이후 이스라엘 역대 정권이 정해진 임기를 제대로 마친 경우는 단 한번도 없다.

연정이 위기에 빠지거나 총리의 재선 노림수로 총선이 앞당겨 실시되는 경우가 잦았기 때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