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파푸아뉴기니를 우군으로 붙잡으려고 중국과 호주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APEC 열리는 파푸아뉴기니 놓고, 중국 vs 호주 '錢의 전쟁'
오는 17~18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파푸아뉴기니는 국내총생산(GDP) 세계 130위, 부패인식지수 135위로 APEC 21개 회원국 중 가장 빈곤한 국가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동쪽, 필리핀과 호주 사이에 있어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액화천연가스(LNG) 등 천연자원도 풍부하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15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양 실크로드) 전략에 따라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파푸아뉴기니를 돕기 위해 대규모 물자를 지원했다. 이번 회의에 사용할 의전 차량과 대형 버스 및 소방차, 회의장 개보수 비용과 주요 도로 건설 자금까지 댔다.

중국은 지난해 파푸아뉴기니에 39억4000만달러(약 4조4700억원) 규모의 차관 제공과 경제 원조도 약속했다. APEC 정상회의 직전 파푸아뉴기니를 국빈 방문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추가 원조 계획도 내놓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의 움직임도 만만찮다. 호주는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겨냥해 30억호주달러(약 2조4500억원) 규모의 새로운 원조 계획을 발표했다. 북부 마누스섬에 파푸아뉴기니와 해군기지도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또 파푸아뉴기니의 최대 원조국으로서 APEC 회의에 참석하는 각국 정상의 경호 등을 위해 1500명 규모의 군대를 파견했다. 인터넷 설비 등도 제공한다. 이를 위해 지원한 액수는 1억2000만호주달러(약 98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CMP는 “중국과 호주는 남태평양 지역에서 세력 경쟁을 벌이고 있어 파푸아뉴기니에 공을 들이고 있다”며 “APEC 정상회의에서는 중국 진영과 미국 호주 일본 인도로 대표되는 인도·태평양 전략 진영 간 팽팽한 기싸움이 펼쳐질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