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한 마리에 2000만 원짜리 대게가 등장했습니다. 수산물 가격으로는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입니다. 고급화 전략으로 초고가 농수산물이 적지 않은 일본에서도 보기 드문 사례라고 합니다.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에 따르면 지난 7일 일본 돗토리현 돗토리항에서 올해 첫 대게 경매가 실시됐습니다. 이중 수컷 대게를 일컫는 ‘마쓰바가니’ 중 톱 브랜드 인증인 ‘오휘성(五輝星)’을 받은 대게 한마리가 200만 엔(약 1968만원)의 경매가에 판매됐다고 합니다. 2016년 첫 경매에서 130만 엔에 팔렸던 기록을 2년 만에 갈아치운 것입니다. 낙찰 된 대게는 몸통 껍질의 폭이 14.6㎝에 무게가 1.28㎏에 이른다고 합니다. 현지 수산물 취급 상점이 이 대게를 사갔다고 합니다.

돗토리현에서 활동 중인 저인망 어선들이 지난 5일 출어해 7일 새벽 경매에 내놓은 물건들인데요. ‘오휘성(五輝星)’을 받은 대게는 총 9마리였다고 합니다. ‘오휘성’은 2015년부터 시작한 인정제도로 몸통 폭이 13.5㎝가 넘는 대게를 대상으로 선명한 색상 등 5개 기준을 바탕으로 평가가 이뤄진다고 합니다.

이번에 2000만원에 팔린 대게를 두고 돗토리현 지사까지 나서 “어쨌든 훌륭한 결과다. 게도 형체가 단단하고 예쁘다. 올해는 좋은 해가 될 것 같다”고 덕담을 했다고 합니다.
돗토리현 수산 시험장 조사에 따르면 올해 돗토리현 인근 바다에서 마쓰바가니는 총 88만7000마리 가량이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전년 대비 1.6배로 개체 수가 크게 늘었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이달 3일간의 휴어일을 정하는 등 자원보전에도 노력하고, 전체 어획량은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라는 소식입니다.

한편 인근 효고현에선 전날 한 마리에 108만8880엔, 후쿠이현에서는 마리당 46만 엔에 대게 경매가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귀한 수산물이기도 하고, 여러 가지 상징적 의미도 있겠지만 2000만 원짜리 대게를 누가 사고, 어떻게 먹을 수 있을지 상상이 잘 안됩니다. 2000만 원짜리 대게는 맛이 과연 어떨지 궁금해지네요. 과연 가격에 어울리는 맛을 자랑할까요.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