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일본에서 구직 기간 1년 이상의 장기실업자 수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평생직장 문화가 여전한 일본에선 그동안 전직이 활성화되지 않아 중장년층 장기실업자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일손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 이마저도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7일 일본 총무성 발표를 인용해 올 7~9월 장기실업자 수가 48만 명으로, 전분기 대비 3만 명가량 줄었다고 발표했다. 분기별 조사를 한 2002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장기실업자 수가 가장 많았던 2010년 3분기(128만 명)의 37.5% 수준이다.

전체 실업자(169만 명) 중 장기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28.9%로, 전년 동기 대비 8.3%포인트 하락했다. 상대적으로 전직이 활발하지 않은 일본은 중장년층 취직이 쉽지 않은 까닭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장기실업자 비율이 높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2010년을 전후한 취업 빙하기에 학업을 마친 인구 중 상당수가 오랜 기간 직장을 구하지 못한 영향도 있었다. 하지만 올 3분기부터 실업자 중 장기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OECD 회원국의 지난해 평균치(31%) 밑으로 떨어졌다,

고령화와 생산인구 감소에 따른 일손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 일본의 고질병이던 장기실업자 문제까지 해소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하면서 과거에는 꺼린 경력단절 구직자를 채용하는 수요도 늘었다. 일본 구인업체 엔재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근무 경력이 없어도 경력직으로 채용할 수 있다는 기업의 구인 건수가 3년 전의 3.6배 수준에 달했다. 직장 경력이 전혀 없는 인력을 채용하겠다는 수요도 같은 기간 2.3배 늘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