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국방부장 "美함정 남중국해 타이핑도 정박 가능"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중국 함정 간의 충돌 위기 상황이 벌어지는 등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대만이 실효지배중인 주변 섬에 미 함정의 정박을 허용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서 분쟁 당사국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미국이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에서 이달 중 대규모 해상훈련을 예고한 가운데 대만이 영유권 분쟁지역에 미 함정의 정박까지 허용할 경우 최근 전방위로 확대되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 영유권 분쟁섬에 美함정 정박허용 시사…미중 갈등 불붙나
6일 대만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날 옌더파(嚴德發) 국방부장(국방장관)은 전날 입법원(국회) 외교국방위원회에서 출석, 미 함정의 타이핑다오(太平島·영문명 이투 아바) 정박 가능성에 대해 "인도주의적인 입장에서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옌 부장은 그러면서 군사전략 측면에서 (미 함정에 대한 정박 허용이) 대만의 지역적 안정과 이익에 부합할지 여부를 일단 살펴보고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타이핑다오는 대만이 그동안 군사기지화 작업에 박차를 가해온 곳으로 오는 21일부터는 사흘간 실탄훈련까지 예고해놓은 상태다.

이에 앞서 미 해군은 대만을 겨냥한 중국의 잇단 무력시위에 대응해 오는 11월 남중국해와 대만해협 일대에서 함정과 전투기를 동원해 대규모 훈련을 하기로 해 중국을 자극했다.

타이핑다오는 대만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南沙>군도)에서 실효 지배하는 가장 큰 암초로, 대만군은 이곳에 40㎜ 고사포, 120㎜ 박격포, AT-4 대전차 로켓 등을 배치하고 군용기 활주로를 확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영유권 분쟁섬에 美함정 정박허용 시사…미중 갈등 불붙나
한편 미국은 최근 대만의 전략적 가치에 주목하고 올해 안에 대(對) 대만 군사무기 판매안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지는 등 대만과의 군사 협력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자유시보는 대만군 고위 관계자를 인용, 미국이 디젤 M1A2 전차 108대의 판매에 이어 대만의 주력 기갑전력 M60A3 전차와 C-130 허큘리스 수송기의 성능 개선 작업에도 협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또 잠수함과 함정 공격용으로 사용하는 항공기 투하용 MK-62 기뢰의 판매 가능성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