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에서 지난 28일 규모 7.5 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최대 높이 7m의 쓰나미가 덮치면서 8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은 “30일 기준으로 강진과 쓰나미로 인한 사망자 수가 832명으로 늘었다”고 이날 밝혔다. 전날 확인된 사망자 수 420명에서 두 배 가까이로 늘어났다. 술라웨시섬의 중앙술라웨시주 팔루와 동갈라 지역에서 집계된 이재민 수도 1만7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난당국은 “여러 지역에서 사망자 수 보고가 접수되고 있어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통신이 두절된 동갈라 지역의 피해 소식이 들어오면 사망자 수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팔루시 시내 호텔, 쇼핑몰 등이 붕괴하면서 대피하지 못한 관광객과 현지인들이 화를 입었다. 팔루시 시내 8층짜리 로아로아호텔이 무너지면서 미처 피하지 못한 일부 투숙객이 잔해에 깔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구조작업 책임자는 “50명가량이 무너진 호텔 건물 내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패러글라이딩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현지를 찾은 한국인 한 명이 호텔에 숙박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진 발생 당시 호텔 안에 머물고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광산개발 사업과 관련해 팔루시를 자주 드나들던 한국인 기업가 한 명도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알려졌다.

팔루시 시내 4층짜리 쇼핑센터 등에서도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피해 구제 비용으로 5600억루피아(약 420억원)를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강진과 쓰나미로 인해 전력·통신시스템이 두절되고 도로가 파괴되면서 수색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유엔 등 국제사회와 구호단체들도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관제탑과 활주로가 파손돼 민항기 이·착륙이 불가능한 탓에 본격적인 구호 작업이 시작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