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음료·주류·식품 회사들이 잇따라 경쟁사와 손잡고 제품 공동배송을 추진하고 있다. 일손 부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일본에서는 인력난 때문에 경쟁 기업과 손을 잡는 게 흔한 일이 되고 있다. 연료비 상승에 따른 물류비 부담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4일 “일본 주요 음료·식품 회사들이 개별적으로 운송을 처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공동으로 선박이나 열차 배송을 추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력 확보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지방을 중심으로 무게가 많이 나가거나 신선도 유지가 중요한 상품을 공동운송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음료 시장의 경쟁사인 아사히음료와 기린은 6월부터 화물 컨테이너를 함께 이용하고 있다. 아사히음료는 시즈오카현과 야마나시현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기린은 시즈오카현에서 만든 상품을 공동 컨테이너에 적재한 뒤 도호쿠 지역과 홋카이도 등으로 이송하고 있다. 두 회사는 연간 270만 박스가량의 제품을 함께 운송할 예정이다.

아사히와 기린, 산토리, 삿포로 등 일본 4대 맥주업체들은 지난해부터 홋카이도와 간사이, 주고쿠 등에서 공동 화물열차를 이용하고 있다. 밋칸과 닛신푸드, 하우스식품 등은 2016년부터 홋카이도에서 상품 공동수송을 하고 있다.

아지노모토와 가고메 등 식품업 분야의 주요 5개사는 아예 내년 4월에 물류 자회사들을 하나로 합친 뒤 신규 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일손 부족에 대처하고 물류 효율을 높이기 위해 과거 적대적 관계에 있던 라이벌 기업과 한배를 타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