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 열리는 일본 집권 자민당의 총재경선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사진)가 무난하게 승리하는 ‘싱거운’ 선거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통상 집권당 총재가 일본 총리직을 맡아온 점을 고려하면 아베 총리는 역대 최장수 총리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자민당 총재선거는 1인 1표의 국회의원표(405명)와 같은 수의 당원 표를 더한 810표로 치러진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 2위를 대상으로 의원들이 결선 투표를 한다.

선거 구도는 아베 총리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한 모습이다. 아베 총리 지지의사를 밝힌 5대 파벌인 호소다파(94명), 아소파(59명), 기시다파(48명), 니카이파(44명), 이시하라파(12명) 소속 의원만 257명이다. 여기에 소속파 의원에 대해 자율표결 방침을 정한 다케시타파(소속 의원 55명) 내에서도 모테기 도시미쓰 경제재생담당상 등 친(親)아베 의원이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파벌에 속하지 않은 의원 표까지 고려하면 아베 총리가 300표 이상을 무난히 얻을 것이란 전망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자민당 개별 의원을 상대로 지지의사를 취재한 결과 405명 중 75.8%인 307명이 아베 총리에게 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의 ‘대항마’도 시원찮다. 지난달 10일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은 아베 총리 적수로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아베 총리가 총재 경선에서 80% 안팎의 득표율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은 “(아베 총리의 3선은) 이제 틀림없는 일이 됐다”고 단언했다.

아베 총리는 올초만 해도 ‘사학 스캔들’에 따른 지지율 급락으로 총재 3선이 힘들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마땅한 경쟁자가 없는 ‘대안 부재’ 상황이 이어졌고, 북핵 문제 대응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잇단 정상회담 개최를 통해 ‘국제감각이 있다’ ‘안정감과 지도력이 있다’는 인식을 대중에게 심어줬다.

자민당 총재에 당선되면 이론적으로 2021년 9월까지 총리를 할 수 있다. 2019년 11월까지 총리직을 유지하면 20세기 초 가쓰다 다로 총리(11·13·15대)의 기록(2886일)을 깨고 역대 최장기 재임 총리가 된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