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등 지도부의 잘못된 판단이 미·중 통상전쟁을 심화시켰다는 지적이 중국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4일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지난 3월 시 주석 1인 체제를 확립한 뒤 ‘곧 미국을 앞설 것’이라는 등 체제 선전을 강화했던 게 운신의 폭을 좁히는 자충수가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체제 우월성을 선전하던 중국 정부가 통상전쟁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이며 미국에 유화책을 제시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NYT는 “비판을 거부하는 경직된 결정 구조 탓에 효과적 정책 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수 있다”고 보도했다. 리서치 회사인 트리비움차이나의 트레이 맥아버 파트너는 “미국과의 마찰이 본격화되고 경제가 둔화되면서 중국 내에서 정부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사회과학원의 위용딩 선임연구위원은 “34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출품에 대한 관세가 발효되던 7월6일까지 중국에서는 무역전쟁을 심각하게 바라본 이가 거의 없었다”며 안이했던 인식을 꼬집었다. 미국 전략국제연구소(CSIS)의 스콧 케네디 연구원은 “미 정부 관료들은 올해 초부터 가진 중국과의 대화에서 ‘중국이 무역전쟁을 피할 것’이란 가정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