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발달과 정보기술(IT)제품의 확산으로 회계나 비서업무 같은 ‘중간 난도(難度)’ 직업 수요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기계가 처리하기 힘든 고도의 전문지식을 요구하는 직업과 영업·판매직 등은 AI에 의한 일자리 감소가 비교적 적을 것으로 전망됐다.

아사히신문은 6일 일본 내각부가 발표한 ‘2018년 경제재정백서’ 설문조사를 인용, “AI 기술 발전이 ‘중간 정도 난도’ 직종의 노동 수요를 주로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내각부가 2400여개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AI 기술 발전으로 회계, 재무, 세무 관련 업무와 정형적인 서류작업이 급속히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일반사무, 접수업무직, 비서와 총무·인사·회계업무 등 일자리가 AI에 의해 사라질 직종으로 꼽혔다. 단순반복 업무가 적지 않은 제조 및 생산공정 관리도 AI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목됐다.

반면 기계가 대체하기 힘든 전문성을 지닌 기술직과 영업·판매직, 애널리스트나 법무 전문가 등 사무전문직은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을 것으로 예상됐다.

단순 노동 및 판매 같은 저난이도 직업과 고급 전문직 사이에 있는 중간 난도 일자리는 AI 등장 이전부터 꾸준히 줄었다는 지적이다. 내각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분석한 결과, 1995년 이후 20년간 OECD 국가들에서 고기술 요구 전문직과 단순기술 직종의 일자리는 늘어난 반면 중간 정도 난도의 일자리는 감소했다. 이같은 현상이 AI 등장으로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내각부는 “AI 기술 발달로 전문직과 단순노동직 중심으로 노동시장이 양극화되고 있다”며 “앞으로 기계에 의해 대체되기 어려운 기술을 지닌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덧붙였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