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니가 소형 로켓 관련 광통신기기 등 우주산업 분야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347조원 규모인 우주산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소니는 강점이 있는 가전기술을 활용해 소형 위성용 광통신기기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이 회사는 미국 등에서 우주산업 관련 벤처기업이 속속 창업하면서 과거보다 비용이 덜 드는 소형 로켓이나 위성 관련 제품 수요가 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본항공우주공업회에 따르면 글로벌 우주산업 시장 규모는 35조엔(약 347조4000억원)에 달한다.

소니는 CD플레이어 등을 만들면서 광디스크 기술을 축적했다. 이 기술을 응용해 지상에서 1000㎞ 이상 떨어진 우주공간에서도 고해상도 통신이 가능한 광통신기기를 개발할 계획이다. 현재 우주에서의 통신은 전파를 주로 사용하지만 데이터 용량이나 효율 면에서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소니는 CD플레이어 등에서도 활용되는 레이저를 사용하면 고용량 데이터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올해 소니컴퓨터사이언스연구소가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공동으로 지상센터와 국제우주정거장에 있는 일본 실험동인 ‘기보’ 사이의 통신실험을 할 예정이다.

소니는 2년 안에 소형 위성용 광통신기기 양산에 들어간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일본 기업뿐만 아니라 보안상 이유로 중국산 제품을 사용할 수 없는 미국 기업 등의 수요를 적극 공략하기로 했다. 최근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스페이스X가 제조 비용을 종래보다 30%가량 낮춘 저가 로켓을 개발하는 등 민간 우주산업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소니는 지난해 9월에는 위성 전용 안테나 공유 서비스 업체인 인포스텔라에 8억엔(약 79억4000만원)을 투자하는 등 우주 관련 산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16년 설립된 신생기업 인포스텔라는 인공위성과 지상 간 통신에 필요한 안테나를 위성 운용 회사 등으로부터 빌려서 이용자에게 시간별로 대여하는 서비스를 내놨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