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와 경제계가 국내총생산(GDP)을 비롯한 경제 관련 통계가 달라진 경제환경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경제 실상이 왜곡되고 있다며 대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각종 무료 정보기술(IT) 서비스가 경제적 풍요에 기여하고 있지만 기존 경제 통계에선 이 같은 내용이 거의 반영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에서 인터넷 포털인 구글에서 정보를 검색하고, 트위터를 통해 새로운 소식을 접하는 등 무료 디지털 서비스의 경제적 가치가 GDP의 3% 수준을 넘을 것으로 추정됐다.

야마구치 신이치 고쿠사이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센터 연구원은 “블로그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같은 인터넷상의 정보 공유·발신이 창출한 소비자 잉여가치가 일본 전체로 보면 연간 15조7000억~18조3000억엔(약 159조~185조43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며 “일본 GDP의 3.2~3.7%에 달하는 경제적 가치가 GDP에 반영되지 않은 채 사람들에게 제공되고 향유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료 서비스뿐 아니라 인터넷 기술 발달에 따른 소비자 부담 감소도 경제 통계에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다. 현재 일본에선 스마트폰에 음악을 10곡 정도 다운로드 받아 즐기는 데 2000엔(약 2만265원) 정도가 든다. 과거 같은 곡을 CD 등으로 앨범을 구입할 경우 3000엔(약 3만395원) 정도를 지출해야 했던 점을 고려하면 1000엔의 경제적 ‘잉여 효과’가 발생했지만 이 같은 경제적 혜택은 경제지표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

오히려 일본에선 DVD 등 영상 소프트웨어 매출이 지난해까지 13년 연속 감소해 2004년의 절반 수준으로 추정되고, 음악CD 생산도 10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위축된 것으로 표시되는 등 경제 실상을 왜곡해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