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참의원(상원)이 16일 오전 본회의에서 내달 8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의 연임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중의원(하원)도 오후 본회의에서 BOJ 인사안을 승인할 방침입니다. 와카타베 마사즈미 와세다대 교수와 아마미야 마사요시 BOJ 이사를 부총재로 기용하는 인사안도 무난하게 통과될 전망입니다. ‘구로다 체제 2기’가 출범을 위한 법적기반을 갖추는 셈입니다.

구로다 총재는 4월 9일에, 두 명의 부총재는 3월20일에 취임합니다. 일본의 중앙은행인 BOJ총재가 연임하는 것은 57년만이라고 합니다. 구로다 총재가 2기 임기를 무사히 마친다면 1946~1954년 총재를 역임한 이치마다 히사토 전 총재의 재임기록을 깨고 역대 최장기간 재임 총재가 된다고 합니다.

BOJ는 그동안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의 기둥인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실행하는 선봉 역할을 맡아왔습니다. 지난 5년간 거시경제 지표면에선 적잖은 성과가 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향후 얼마나 공격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이어갈지, 디플레이션 탈출을 이룰지가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습니다.

과거 구로다 총재가 재임기간 목표로 내걸었던 소비자 물가 상승률 2%달성이 과연 언제쯤 가능할지도 관전의 포인트입니다. 일본은행은 목표달성 시기를 계속 미뤄 2019년을 목표시점으로 제시한 상태입니다. 구로다 총재도 의회 청문회에서 “2% 물가 상승 목표를 최우선으로 삼아 정책을 운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적극적인 양적 완화를 주창하는 인물들로 구성된 ‘구로다 2기 BOJ’는 4월 26~27일 첫 정례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엽니다. 같은 듯 다른 얼굴의 BOJ가 어떤 카드를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