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유럽연합(EU)의 ‘조세피난처 블랙리스트’에서 벗어났다.

EU는 2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본부에서 28개 회원국 경제·재정담당 장관이 참석하는 경제재무이사회를 열고 한국 파나마 마카오 등 8개국을 블랙리스트에서 제외했다. EU는 지난해 12월5일 한국 등 17개국을 블랙리스트에 포함시켰다. 이들 국가가 불공정한 조세제도를 통해 기업의 세금 회피를 돕는다는 이유에서였다.

한국 정부가 외국인투자지역과 경제자유구역에 투자한 외국 기업에 조세혜택을 주는 것은 국내외 기업 간 차별 또는 거주자와 비거주자 간 차별에 해당한다고 EU는 지적했다. 이후 한국 정부는 EU가 제기한 문제점을 해명하고 일부 문제는 개선하겠다며 ‘블랙리스트에서 제외해달라’고 요청했다.

EU 경제재무이사회 산하 ‘행동규범그룹’은 지난 15일 한국 등 8개국을 블랙리스트에서 제외할 것을 제안했고 18일 EU 대사급 대표회의가 이를 승인했다. 이어 이날 EU 경제재무이사회도 이를 채택했다. 이로써 한국은 블랙리스트에 오른 지 50일 만에 ‘오명’을 벗게 됐다.

한국은 블랙리스트보다 한 단계 낮은 ‘그레이스리스트’에 포함된다. EU가 지적한 문제를 개정하거나 폐지할 때까지 이 리스트에 남게 된다. 한국이 블랙리스트에서 빠지기 위해 제기한 개선안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EU에 과도한 양보를 했을 경우 논란이 될 가능성도 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