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기인증법 수정한 뒤 유럽동맹들과 미비점 보완"
틸러슨 "미국, 이란 핵합의 무효화 아닌 수정 논의"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핵 합의를 유지하되 이를 수정하는 방안을 의회와 논의 중이라고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5일(현지시간)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AP통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핵합의를 수정하거나 무효화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우리는 수정하겠다는 그의 약속을 이행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란 핵합의는 2015년 7월 이란이 유엔 안전보장이사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에 독일까지 참여한 6개국과 체결한 협정이다.

이란이 핵 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하는 대가로 그와 관련한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게 골자인데, 미국은 후속법인 이란핵합의재검법(IRANA)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90일마다 합의 이행을 인증해 의회에 보고해야 한다.

미 의회는 이를 근거로 60일 이내에 대(對) 이란 제재 재개 여부를 결정한다.
틸러슨 "미국, 이란 핵합의 무효화 아닌 수정 논의"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체결한 이란 핵 합의를 미국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 '최악의 합의'로 부르며 지난해 10월 '불인증'을 선언했다.

그는 다음 주 말까지 다시 인증 여부를 통보해야 한다.

이와 관련, 틸러슨 장관은 "미국의 이란 핵합의 참여 내용을 적시한 미국 법률에 이르면 다음 주나 가까운 미래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도 밝혔다.

AP통신은 당국자를 인용해 의회와 백악관이 논의 중인 법 수정 방안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합의 이행을 인증하게 하는 요건을 없애거나, 인증을 덜 자주 하도록 수정하는 방안이 거론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같은 법 개정은 핵합의 자체를 반대하는 이들을 포함한 공화당 의원들의 상당한 지지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AP통신은 이란핵합의재검법의 개정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핵합의를 폐기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보도했다.

틸러슨 장관은 미국이 핵합의를 얼마나 준수하는지를 다루는 미국 법을 먼저 고친 뒤에 거래를 중재한 유럽 동맹국들과 협정의 미비점을 해결하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접근법이라고 강조했다.

틸러슨 장관은 의회가 재빨리 행동하는 신호가 있으면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를 보류하고 핵합의 유지 쪽으로 기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를 표명해 이란 시위가 핵 합의 인증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불거진 상황이다.

틸러슨 장관은 "유럽연합(EU)이 개혁을 요구하는 이란의 목소리를 지지하는 데 더 명확한 태도를 보이지 않아서 조금 실망했다"며 최근 EU의 이란 반정부 시위 대응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틸러슨 "미국, 이란 핵합의 무효화 아닌 수정 논의"
/연합뉴스